21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 기준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한 초·중·고 학생은 모두 8402명으로 지난해 급식비를 내지 못한 376명에 비해 무려 22배나 늘어났다.
강원도의 경우 올들어 9월말까지 급식비 미납자는 모두 1만3046명으로 전체 학생의 5.96%를 차지하고 있다. 이는 지난해 2894명보다 4.5배나 증가한 것으로 연말까지 1만50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.
지난해 전체 초·중·고 학생의 0.3%인 729명이 9272만원의 급식비를 내지 못한 충북 지역의 경우 올해는 0.77%인 1839명이 2억7738만원의 급식비를 내지 못해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.
급식비는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월 4만4000∼4만9000원 선이며 일부 저소득층 학생들은 외부단체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1만∼3만원을 내는 경우도 있다. 일선 학교 교사들은 외부에서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들의 미납이 더 심하다고 귀띔했다.
경기도 내 6개 지역교육청의 통계도 급식비 체납이 지역별로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.
안성지역의 경우 2006년 초등학교 28명, 중학교 12명 등 40명에 그쳤던 급식비 체납 학생이 지난해 초등학교 68명, 중학교 9명, 고등학교 1명 등 78명으로 증가하다 올들어 초등학교 397명, 중학교 134명, 고등학교 271명 등 모두 802명으로 2년 전보다 무려 20배나 늘었다.
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김모(36)씨는 "맞벌이를 해도 자녀 학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보니 급식비가 계속 밀리고 있다"며 "안 낼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"고 말했다.
학부모 이모(37)씨도 "학교급식비를 내지 못한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요즘 들어 벌이가 시원치 않아 몇 달째 급식비를 주지 못하고 있다"면서 "아이들 얼굴 보기가 미안하다"고 말했다.
급식비 미납이 크게 늘면서 학교측도 입장이 난처하기는 학부모와 별반 다르지 않다. 급식비 미납에 대해 심하게 독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.
현재 교육청의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제도는 차상위 계층 및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만 해당돼 급식비 미납 학생의 경우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.
초등학교 김모(45) 교사는 "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이 1학기엔 적었는데 2학기 들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났다"며 "학생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심하게 독촉도 할 수 없어 고민"이라고 말했다.